🎓왜 나는 폭식하는가 : 다이어트와 철학

2021. 9. 21.

왜 나는 폭식하는가 : 다이어트와 철학

Why do I binge eat : diet and philosophy

저자 김스피

(Authors) Kim, Supi

출처 인스피아 저널, (8), 2021.9.22, 1-5 (5pages)

(Source) Journal of the Inspia

지난회차 https://page.stibee.com/archives/107426

(Archive)

주제어: 폭식, 추석, 다이어트, 철학, 크리스털꽃병

1.머리말

2.배달앱을 누르는 마음 : 소설가의 다이어트

3.다이어트는 응용윤리학이다 : 철학자의 다이어트

4.맺음말

【1.머리말】

연구자님 안녕하세요. 해찰하며 느릿하게 걷는 것을 좋아하는 김스피입니다.👤

연구자님께선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셨는지요. 저는 이번 추석 연휴에 백신을 맞았습니다. 그러는 바람에 꼼짝없이 집에 박혀 있어야 했는데요. 나가지 못하는 갑갑함을 대신 먹을 것으로 풀었습니다. 달콤한 케익이 물릴 때쯤 비빔면을 먹고, 비빔면을 헤치우고 나니 또 단 것이 당겨서 얼려둔 설탕 도넛을 꺼내고 이런 식이었습니다.

<fig.1> 아픈데 이상하게도 식욕은 왕성했습니다.

제 경우 이번 명절은 조금 특이하게 보냈습니다만, 연구자님들도 평소보다 많은 음식들을 드셨을 것 같습니다. 가족들이 모이면 보통 하루종일 쉴 새 없이 먹게 되죠. 전을 부치면서도 먹고 가져다 놓으면서도 먹고요.

추석을 마무리하는 이 시점 식욕과 다이어트에 대해 함께 한뼘 깊게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져보려고 합니다. 함께 읽을 책으론 소설가 박상영의 에세이 <오늘밤은 굶고 자야 하는데>와 철학자 마틴 코언이 쓴 <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을 준비했습니다.

【2.배달 앱을 누르는 마음 :소설가의 다이어트】

재치있는 입담으로 유명한 박상영 작가의 에세이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는 다이어트, 조금 더 정확히는 꼭 한밤 중 배달앱을 누르게 되는 심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표지를 봤을 때부터 왠지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친근감이 느껴졌는데요.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멍하니 기대서 '오늘 밤에 맥주는 뭘로 먹지? 에일? 라거?' '안주는 소시지로 할까 감자튀김으로 할까' 따위를 골똘히 생각하는 것이죠. 혼자서 이런저런 야식을 떠올리다보면 낯선 사람들 사이 부대끼면서도 입가에 몰래 미소가 걸립니다.

<fig.2> 박상영 작가의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홍보 이미지. 지하철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작가 캐릭터의 모습이 보인다. 한겨레출판 공식블로그

작가는'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를 되뇌지만 이 결심은 번번이 실패합니다.

그런데 이 실패는 그의 의지의 문제라고 보긴 힘듭니다. '오늘밤은 굶고 자야하는데' 도통 세상이 도와주질 않습니다. 최저시급 언저리를 전전하며 4번째 다니는 회사에선 팀장 등이 매일 속을 긁고, 생활은 고단하며, 뱃살은 자꾸 늘어만 가고, 소설가로서의 성공은 까마득하고, 어렸을 적부터 이어져온 트라우마가 그를 괴롭힙니다. 우울이 습관이 된 것처럼 야심한 밤에 배달앱을 누르는 손길도 습관이 되고말았습니다. 그에게 있어 배달앱은 "몇 번이나 지웠다가 새벽마다 다시 깔곤 했던... 나를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입니다.

집으로 들어와 대충 짐을 풀고, 씻지도 않고 침대에 누웠다. 저녁을 먹고 들어왔음에도 이상하게 또 찾아드는 허기. 이 배고픔은 진짜 배고픔이 아니라 단순히 정서적인 공허라는 것을 나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언젠가 마약이나 알코올중독을 다룬 책(책에서는 그것을 의존이라 표현했다)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의존증 환자들이 겪는 증상이 야식을 시키기 전의 내 심리 메커니즘과 대단히 닮아 있어 놀랐던 적이 있었다.

태초에 사념들이 있었다. 그러니까, 끊임없이 이어지는 생각들. 어릴 적에는 생각이 많고 다방면의 고민을 하는 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능력이라고 믿었다. 지금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고의 끝에는 언제나 자괴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생각은 인간을 외롭고, 공허하게 만든다.

-박상영,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이하 동일)

책장이 넘어감에 따라 저자는 한발짝씩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는 매일 회사에 출근하기 전에 새벽같이 회사 앞 카페에 가서 소설을 쓰는 생활을 지속하며 단행본을 두권이나 써낸 뒤 결국 다니던 회사에 4번째 사표를 냈고, 매일 아침 아홉시에 일어나 두시간씩 운동하는 삶을 시작했으며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 소식을 듣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등단 이전부터 매년 다니던 철학원에서 생애 마지막 점을 보기로 합니다. 그렇게 결심하고 나서야 그는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혀온 '공허한 식욕'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집에 오는 길, 나는 결심했다. 사주팔자 다 맞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기분 좋은 말을 듣기 위해 가는 것이니 이제부터 내 인생은 탄탄대로라고 믿기로 했다. 더불어 내 인생에 더 이상의 점은 없다. 그러니까 오늘 나는 내 인생 마지막 점을 본 것이다. 나란 인간이 얼마나 얄팍한지, 그렇게 다짐을 하고 나니 거짓말처럼 침대에 누워도 허전하고 공허한 마음이 들지 않았다. 습관처럼 치받던 식욕조차 들지 않았다. 그날 나는 30대가 된 이후 거의 처음으로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은 채 편히 잠들 수 있었다.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스마트폰을 뒤적이는 휴일. 습관처럼 SNS버튼, 유튜브 버튼을 이것저것 눌렀다가 풀죽은 마음은 곧바로 배달앱으로 튀어갑니다. 앱을 누르는 순간 침이 꿀꺽 넘어갑니다. 돈가스, 족발, 치킨, 떡볶이 등 화려한 선택지들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매일매일은 대체로 지루하게 이어지는 것이 당연한데 배달앱은 '너는 많은 선택을 할 자유가 있다'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야식으로 돈가스를 먹을지 족발을 먹을지 선택할 자유, 한끼에 2만원 넘게 지불하고 속 부대낌에 시달리며 잠을 설칠 자유말입니다.

이 책을 덮고 나서 당분간은 배달앱과의 거리두기를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결국 단골 치킨집에서 배달을 시키는 대신 직접 사들고 오는 정도의 변화겠지만, 오며가며 밤하늘이라도 한번 더 쳐다보게 되는 것만도 썩 괜찮은 일 아닐까, 하고 스스로 위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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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현실을 살게 하고, 하루가 또 하루를 버티게 만들기도 한다. 설사 오늘밤도 굶고 자지는 못할지언정, 그런다고 해서 나 자신을 가혹하게 몰아붙이는 일은 이제 그만두려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와 같이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당신, 어떤 방식으로든 지금 이순간을 버티고 있는 당신은 누가 뭐라 해도 위대하며 박수받아 마땅한 존재이다. 비록 오늘 밤 굶고 자는 데 실패해도 말이다.

【3.다이어트는 응용윤리학이다 : 철학자의 다이어트】

'다이어트'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보통 몸매 관리나 체중 감량 등의 단어가 떠오르실텐데요. 시중에 나와있는 책도 대부분이 'How to'에 관한 실용서입니다. '다이어트에 관한 진지한 고찰'이라고 하면 어딘가 어색하게 느껴지죠.

그래서 철학자 마틴 코언이 음식에 대해 철학적으로 접근한 <음식에 관한 거의 모든 생각>이 처음엔 약간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 책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싶은'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삶의 태도에 대해 조언합니다.

다이어트에 대한 이야기는 꼭 가벼워야만 할까요? 저자는 이 책에서 "음식-다이어트에 관한 문제는 응용윤리학이다"라고 주장합니다. 코언은 데이비드 캐플런의 책 일부를 인용하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음식을 분석하는 철학자가 얼마 없는 이유는 그게 너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음식은 성가신 주제다. 정의도 분명치 않다. 경제학, 생태학, 문화 등 모든 것에 속한다.[...]음식은, 독특한 철학적 문제의 출발점으로서 분석의 대상으로 삼기보다, 응용 윤리학의 사례 중 하나로 다루는 편이 훨씬 쉽다

-데이비드 M.캐플런, <음식의 철학>

이 책의 핵심 교훈은 "크리스털 꽃병을 깨지 말라"입니다. 저자는 사람의 몸을 섬세하게 조각된 크리스털 꽃병에 비유합니다. 깨지기 쉽기 때문에 절대로 함부로 다뤄선 안된다는 것이죠. 예를 들면 당근이 몸에 좋다고 해서 삼시세끼를 당근만 먹다가는 얼굴이 노래질 수도 있고(실제로 말의 식습관을 따르다가 얼굴이 노랗게 변한 친구 사례가 책에 등장합니다), 살을 빼는 데 좋다는 유행하는 다이어트 방법을 섣불리 따라했다간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에 몸의 균형을 망가뜨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자신의 몸과 욕망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조화시켜야 한다는 것이죠.

<fig.3> 한동안 유행이었던 극단적인 '저탄고지' 다이어트의 부작용을 다룬 SBS 프로그램 화면. 로버트 앳킨스, 스티브 번스, 로버트 수 등 저탄고지 다이어트의 선구자들이 정작 건강하지 못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허구에 기반한 먹거리 산업, 건강과 영양에 대한 환상과 강박 등을 조목조목 비판합니다.

한 예로 책에서 그는 1950년대 미국 설탕 산업체들에 의해 돈을 지원받은, 설탕에 대한 거짓 영양 정보와 이에 기반한 광고들을 소개합니다. 지금의 시각으로 봤을 땐 황당하지만 그땐 엄연히 '상식'으로 여겨진 건강 정보였죠.

'식전에 쿠키와 아이스크림을 먹고 탄산음료를 마셔라!'

평범하지 않으면서도 아주 진지한 이 세가지 식생활 조언들은 설탕정보 주식회사에서 신문과 잡지에 실은 광고였다. 설탕정보 주식회사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광고상'까지 받은 바 있다!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기에 충분한 양의 설탕을 먹고 있습니까? 설탕은 당신이 적게 먹는 데 필요한 의지력을 제공합니다.'

-마틴 코언, <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이하 동일)

지난달 뉴스타파가 뒷광고를 통해 아침 방송에서 체리를 팔아본 체험기[💬링크]를 쓴 것이 화제가 됐었는데요. 사람들이 건강, 다이어트에 대해 절박해질 수록 얄궂게도 거짓 정보는 더 많아집니다. 관심이 모이는 곳에선 돈이 나오니까요. 많은 매체들은 잘못된 정보를 부풀려 헛된 희망을 주거나, 외려 건강의 탈을 쓰고 몸을 망치는 것을 해법이라고 외쳐댑니다.

이 책은 다이어트 지침서가 아니다. 알다시피 다이어트는 여러가지 의미로 사용되며, 그중 우리에게 익숙한 '어떤 음식은 먹어도 되고 어떤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하는지에 관한 자발적 제한'이라는 의미는 최근에서야 생겨난 것이다. 다이어트에는 제한과 비판과 가치판단이 모두 포함된다. 하지만 음식은 이런식이면 안 된다. 철학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이런 식이면 안된다. 음식과 철학은 삶의 축복이고 삶의 무수히 많은 가능성의 일부여야 한다.[...] 나는 독자들에게 어떤 음식을 먹으라고 지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음식에 관해 더 잘 알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 이 책은 실제로 음식을 좋아하지만 다른 일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통상 다이어트는 일방적으로 욕망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먹거리에 접근합니다(그건 살찌니까 먹지마!). 하지만 저자는 음식과 철학은 그런 방식이어선 안되며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무엇을 선택할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책은 철학자가 쓴 책답게 명확한 답보다는 고민하는 자세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철학이 우리 삶을 둘러싼 모든 것에 물음표를 찍어보는 일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매일같이 먹는 먹거리와 다이어트 산업에 대한 철학이야말로 이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것일 겁니다. 참거짓을 도통 알 수 없는 먹거리, 건강 정보들의 홍수 속에 휘둘리지 않고, 내 삶을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서입니다.

【4.맺음말 】

코로나 때문에 한층 더 먹거리에 관련된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저 역시 이번 책들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마는 그렇다고 앞으로 술이나 과자도 끊고 건강식만 입에 넣는 삶을 살 각오까진 안하려고 합니다. 때론 재택하면서 밥상을 차리기 귀찮을 때 칼로리만 높은 과자로 대충 한끼 때우기도 하고, 스트레스 때문에 폭식하기도 하는 게 사람이니까요.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마따나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때로 밤에 마시는 맥주 한잔을 만들어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야식이 지나칠 때, '아 내가 배고픈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가 폭발했나보구나' 혹은 최신 유행 다이어트 방법이 TV에 나올 때 '흠. 저게 정말일까?'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정도라면 그것 만으로도 나름 훌륭한 '아마추어 먹거리 철학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마크 트웨인의 한마디로 레터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말이 살찌는 계절, 연구자님들도 좋아하는 것을 먹는 즐거움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단 '크리스털 꽃병을 깨지 않는' 선에서요.

🖍

"세상사람들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음식을 배척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명성을 얻은, 먹고 마시고 피울 수 있는 모두를 엄격하게 물리치는 사람들이 있다. 건강이라는 이유로 이 모든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그리고 얻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건강뿐이다." -마크 트웨인(이욱정, <쿡쿡>에서 재인용)

※레터를 쓰며 읽은 책, 이 주제에 관심이 있으신 독자들이 추가로 읽을만한 서적 등을 추천합니다.

박상영,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한겨레출판, 2020.

☞에디터의 한 마디: 가벼운 글에 가볍지 않은 내용이 담긴 에세이입니다. 책장이 훌훌 넘어가는 책이니 추석 연휴 이후 고단함을 날려버리기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틴 코언, 안진이 옮김, 『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 부키, 2020.

☞에디터의 한 마디: 위에서도 짧게 언급했지만, 철학자가 쓴 책임에도 영양 내용이 꽤 많이 등장합니다. 막연하게 영양, 의학 관련 내용에 있어선 판단을 전문가에 '일임'해온 스스로의 편견을 깨게 된 계기였습니다.(그가 근거 없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판단을 내리기 위해 수많은 자료를 읽고 이를 소화해 자신의 철학으로 정리해냅니다)

아참, 그리고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니체가 위장병으로 평생을 괴로워했으며, 사르트르가 가재와 게를 싫어했고, 칸트가 자신의 정언명령을 식습관에도 엄격하게 적용한 철학자라는 사실을 몰랐을 것입니다. 알아봤자 별 수 없지만요.

줄리언 바시니, 이용재 옮김, 『철학이 있는 식탁』, 이마, 2015.

☞에디터의 한 마디: 이 책 역시 철학자가 쓴 음식 책입니다. <한식의 품격> 등을 쓴 음식평론가 이용재씨가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이 영양, 산업 쪽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었다면 <철학이 있는 식탁>은 먹거리 산업부터 레시피, 요리 등 먹는 행위 전반에 대해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이한승, 『솔직한 식품』, 창비, 2017.

☞에디터의 한 마디: 식품과학자가 식품 관련 허구를 조목조목 파헤칩니다. 편견을 깨며 읽어가는 지적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뭘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하다"입니다. 밑줄 그으며 읽은 대목을 옮겨봅니다.

"요즘엔 몸에 좋은 것을 주로 '기능성'이란 말로 표현한다[...] 문제는 식품 속에는 매우 다양한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에 저 가운데 한두가지 효과를 지닌 물질이 들어 있는 동시에 바람직하지 않은 물질도 들어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식품연구자들은 이런 농담을 하기도 한다. '어떤 식품을 가져와도 그 속에 발암물질이 들어있거나 항암물질이 들어있다는 것을 입증해보일 수 있다'"

【글 속 한 문장🖍】

👤주제에 대해 더 읽을 만한 글들을 골랐습니다. 각 사진을 누르면 글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마카롱, 미더덕, 돈가스…내가 사랑한 한끼

예상 독서 시간 : - / 연재 중(현재 10편)

🖍글 속 한 문장

"놀라웠다. 씹고, 목구멍으로 넘기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정신을 차린건 같이 간 지인이 ‘밥 먹을 때 누가 입 벌리고 있냐’고 핀잔을 준 뒤였다. 뻑뻑한 안심을 씹자마자 촉촉함을 느꼈을 때, 예상치 못한 행복감에 휩싸였다."

👤김스피의 블라블라

경향신문 먹보들이 익명의 탈을 쓰고 먹을 것에 대해 쓰는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잘 찾아보면 저중에 제가 쓴 글도 있는데 누군지 맞추는 분이 계실까요?

'프로아나'를 아십니까?

예상 독서 시간 : 약 8분 / 글자수: 3600자

🖍글 속 한 문장

"‘살이 쪄도 그럭저럭 괜찮은 세상’도 존재한다고 알려주고 싶다. 다이어트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는 없겠지만 신발 안의 돌멩이처럼 거슬려도 그럭저럭 잘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김스피의 블라블라

자신의 몸에 대한 통제 욕구가 자기 극기와 맞물려 극단화된 프로아나에 대해 계간 홀로 이진송 발행인이 썼습니다.

"의지의 문제 아니라 병" 섭식장애 14년

예상 독서 시간: 약 5분 / 글자수: 2200자

🖍글 속 한 문장

“죄책감이 심해서 내가 환자라기보다는 차라리 범죄자로 느끼는 것에 가까웠어요. ‘의지의 문제다’, ‘의지박약이다’라고 말하는 게 너무 공포스러웠어요.”

👤김스피의 블라블라

14년, 8년간 섭식장애를 겪어오던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먹는다는 것이 단순히 육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영상도 포함되어있으니 관심이 있으시면 일람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직업환경의가 말하는 '건강한 식단'이란?

예상 독서 시간 : 약 15분 / 글자수: 9300자

🖍글 속 한 문장

"직업환경의는 건강 악화를 주변 환경·제도의 문제에 초점을 두고 들여다보는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근골격계 질환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려면 교대 근무와 장시간 노동을 못 하게 하면 그만인가?[...]이 사람을 정말 건강하게 만들려면 개인적 실천의 문제도 꼭 얘기를 해야 하거든요"

👤김스피의 블라블라

"어른이란 당이 가득한 케익을 먹기 위해 샐러드 세번 먹는 사람이야"란 말이 SNS에서 유행한 적이 있는데요. 지속가능한 야식의 즐거움을 위해 건강식에 대한 관심도 역시 놓을 수 없습니다.

지난 레터에서 "이번 추석이 지나면 2021년에 남은 공휴일이 없어서 슬픈, 언짢은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책 혹은 콘텐츠"를 추천해달라고 말씀드렸었는데요. 제가 지난주에 깜빡하고 설문지의 문항을 바꾸지 않아 혼란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추천을 해주신 연구자님이 계셔서 콘텐츠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앵무 연구자님 : 남은 공휴일이 없다는 걸 이 글을 보기 전까지는 미처 생각을 못했었네요. 어차피 공휴일과 무관하게 일해야 하는 직종이라 크게 상관은 없지만 뭔가 다같이 쉬는 분위기가 없는 건 좀 아쉬울 것 같긴 합니다. 저는 추석에 정주행하려고 꿍쳐둔 더체어를 추천할게요. 추석에 다 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산드라오님이 출연하신 작품이라 기대가 됩니다!

💭저도 보고싶어서 찜해놓았던 작품입니다. 산드라 오가 영문학과의 최초 학과장으로 등장하는 넷플릭스 코미디 드라마입니다. 초반 조금만 봤는데도 재밌을 것 같더라고요.

다음 레터에선 "내가 좋아하는 음식 관련 책이나 콘텐츠"를 추천해주시면 함께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먹방도 좋고 먹을 것과 관련된 웹툰, 소설이나 에세이 등도 좋습니다. 아래 '편지 보내기' 버튼을 눌러서 적어주시면 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연휴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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