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피아 2023년 8월 마지막주 편지

보내는 사람 : 김스피

안녕하세요. 연구자님. 느릿하게 해찰하며 걷는 것을 좋아하는 김스피입니다.👤 

지난주는 ‘처서’였습니다. 비가 오고나니 가혹한 더위도 한풀 꺾이는 모양입니다. 

저는 아직 여름 휴가를 다녀오진 못했는데, 이렇게 말하면 다들 측은한 눈으로 저를 쳐다보곤 합니다. 하지만 여름이 너무 더워서 차라리 ‘가을 휴가’ 쪽이 즐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계획을 떠올리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실은 정작 휴가를 가는 것보다 어디에 갈지, 무슨 군것질을 할지, 어떤 책을 읽을지 궁리하는 것이 더 재밌습니다. 그러고보면 오히려 아직 휴가를 안 간 내 쪽이 가장 즐겁다고 자랑을 해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너무 낙관적인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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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은 ‘수요일이 5번 있는 주’라서 약간 긴 느낌이었는데요. 이번달엔 1주차(✉️‘진상’이 사라지면 해결될까?) 2주차(✉️‘헨리에타 랙스 사건’의 진짜 교훈 : 세포와 데이터) 3주차(✉️‘쓸데없는 실용서’에 대해) 4주차(✉️종일 ‘잔인한 영상’만 보는 사람들)을 보내드렸습니다.

매 회차 항상 새롭게 배우면서 쓰고 있습니다만, 특히 기억에 남는 건 4주차의 ‘콘텐츠 모더레이터’와 관련된 레터였던 것 같습니다. 단지 콘텐츠 업계의 이야기 뿐 아니라, 오늘날의 현실을 전반적으로 돌이켜 생각해볼 수 있게 된 계기였습니다. 

제 경우엔 아무래도 인스피아를 시작하게 된 주된 계기 중 하나가 (독자와 필자 모두 불만족스러운) ‘인터넷 읽기 생태계’의 문제였기 때문에, 쓰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남았던 회차이기도 했는데요.

이번 에세이에서는 왜 우리는 인터넷에서 만족스러운 읽기 경험을 하는 경우가 적은가, 에 대해 생각해보려 합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최근 ‘묻지마 범죄’라는 표현에 대해 고민해본 8월의 다양한 보도, 칼럼, 논평들을 모아놓은 게시글입니다. 과연 언론이 ‘묻지마 범죄’라는 표현을 계속 쓰는 것은 옳을까요?

예전에 어떤 글에서 폭력 등 비정상행동이란 감정의 ‘김을 제대로 빼지 못해’서 생겨난 일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글에서 예로 든 상황은 요양시설에서 매일 다른 노인들을 폭행했던 한 할아버지가 연극 수업을 듣기 시작하면서 굉장히 온순하고 친절한 사람이 되었다는 사례였는데요.

꼭 이처럼 180도 사람이 바뀌진 않아도, 갈등 상황이나 문제 자체를 없앨 수 없어도 그때그때 제대로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며, 그 힘은 대체로 ‘관계’에서 나온다는 생각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과연 누군가에게 잘 징징댈 수 있는 사회일까요?

우리는 쉽게 진절머리를 내며 고개를 내젓습니다. “역시 인터넷 뉴스엔 나쁜 댓글만 가득해” 그런데 문제는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는 플랫폼마저도 똑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포털은 그간 댓글을 제대로 관리하기는 커녕, 댓글창을 없애고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뉴스의 비중을 줄이는 일방향적인 정책을 지속해왔습니다. 이는 물론 ‘관리하지 못할거면 차라리 닫아라’라는 취지에 맞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과연 그렇게 없애고 나면 남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레터에서 궁리해본 ‘인터넷 생태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고 궁리해볼 수 있는, 현재의 이슈들을 입체적이고 종합적으로 잘 다룬 심층 기사입니다.

💌지난 편지 해찰 : 읽을 수 있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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