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ochal on the 'useless' book written by the winner of Nobel prize

저자           김스피

(Authors)     Kim, Supi

URL           https://brunch.co.kr/@inspia/4

1.머리말

달력에 대해서 노벨문학상 수상 시인이 대체 무슨 서평을 썼는지 혹시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짧게 소개하겠습니다. 그는 달력에서 한 구석엔 레시피 따위와 철학자의 명문이 공존하는 혼종적(?) 텍스트로서의 달력을 그려냅니다. (이하 인용부분 중 볼드체는 에디터 강조)

 

  ☞에디터의 한마디: 본문에서 다룬 책입니다. '비필독도서'라는 코너명으로 약 35년간 잡지에 연재된 서평 562편 중 137편을 발췌해 엮었습니다. 본문에선 다소 장난스럽게 설명했지만, 그가 '비필독도서'란 이름을 내걸고 '중요하지 않은' 책들에 대한 서평을 써야했던 이유 중 하나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서적을 '불온서적'이라고 규제한 당시 정치적 분위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잘 보여주는 책이라 쉼보르스카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혹은 '대중 출판 시장의 유행이란 지금이나 그때나 똑같구나' 라고 느껴보고 싶으신분들에게도 일독을 권합니다.

   ☞에디터의 한마디: 이 책의 글자를 다 모아도 A4용지 한장이 남을 것 같습니다. 대부분 빈 종이에 '이 책을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요' '아무렇게나 휘갈겨 쓰세요' 등의 글자가 큼직하게 쓰여있습니다. 온전히 책으로서의, 아니 종이로서의 쓸모조차도 거부하는 이 책을 보고있자니 그 격렬한 '쓸모에의 저항'에 경외심을 느껴 홀린듯 집어들었습니다. 하루하루 책을 넘겨보는재미가 좋습니다.

   ☞에디터의 한마디: 이 책의 부제는 '어느 수집광의 집요한 자기 관찰기'입니다. '쓸모'가 주제인데 갑자기 웬 수집이냐고요? 제가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이 작가가 무엇보다도 '쓸모없는 것'을 수집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우표를 수집하는데 수집 가치가 없는 것들만 잔뜩 모으거나(예를 들어 한장엔 숫자2가 적힌 우표만), 정어리 통조림 수십개의 캔을 모으거나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가벼운 글일거라 생각했는데 과거의 트라우마에 조응하면서, 삶과 수집-소유의 본질적 의미를 짚어가는 작가의 사고의 밀도에 압도돼 집중해 읽어내려갔습니다. 수집, 소유의 철학적 의미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오늘의 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