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피아를 종료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그리고 지난 레터를 마감하고 나서 저는 평소대로 도서관에서 잔뜩 빌려두었던 - 읽던 책을 다시 펼쳐들었습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평소처럼 책을 읽고, 또 메모를 하는데... 즐거움보다는 헛헛함이 계속 느껴졌습니다. 

평소라면 항상 어떤 책을 보든, ‘이 책은 인스피아에 쓰면 좋겠는데...’라든지 ‘이 대목은 정말 재밌으니까 인스피아에 소개하면 딱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어왔는데, 마치 목적이 사라져버린 느낌이랄까요. 

읽히지 않는 책을 무릎 위에 덮어두고, 다른 곳을 멍하니 바라보게 되곤 했습니다.

그러고보면 그간 인스피아를 써왔던 가장 큰 동력은, 저의 능력이나 고집, 헌신 혹은 독서라기보다는 연구자님들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다는 저의 마음, 무엇보다도 함부로 해찰하는 저의 글을 골똘히 읽어주시는, 그리고 해찰에 함께해주시는 연구자님들의 존재가 가장 컸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결코 과장이나 겉치레가 아닌, 문자 그대로의 의미입니다. 

일단은 제가 당분간은 새로운 부서 환경에 적응할 때까지는 잠정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가, 준비가 되면 소식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하지만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종종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일단은 플랫폼 이관을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소식을 쭉 받아보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아래 버튼을 누르셔서 구글설문에 이메일 주소를 입력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도쿄 유일의 '한국어책서점'을 운영하며 책을 경유해 사람들을 만나고, 한강 등의 소설을 최초로 일본에 번역 소개한 출판사의 운영자이기도 한 김승복씨의 에세이입니다. 그간 서점을 배경으로 한 에세이들이 꽤 나왔었는데, 이 책이 흥미롭게 느껴진 이유는 그의 서점이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느슨한 공동체이자, 일을 벌이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우연이 자유롭게 오가는 공간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최근 다루었던 공동체 관련 이야기들이 떠오르기도 했고요. 이런 식으로 서로 비교적 조건없이 환대와 작당이 자유롭고 느슨하게 이루어지는 공간이 도시에 얼마나 남아있는가 생각해봤을 때, 오늘날 작은서점들이 갖는 의미는 크다고 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지난 회차 레터(‘우리는 주고받는 법을 모른다 : 민폐와 오지랖이 ‘서툰’ 사회‘)에 대한 감상 및 피드백 노션 페이지는 아래 버튼을 누르면 보실 수 있습니다.